✠ 로마의 평신도 신학자, 순교자 聖 유스티누스 (A.D. 110~165, Iustinus, Justin) : 서방교부


: 2세기 호교론자들 중에 가장 뛰어난 신학자는 평신도 출신의 聖 유스티누스이다. 팔레스티나의 사마리아 지방에서 태어난 성인은 평생을 진리를 찾는 사람으로 살았다. 성인은 그리스도인이 되기 전에도 철학자였지만, 그리스도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철학자였다. 성인에게는 그리스도교야말로 '참된 철학'이었다.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의 여정이 흔히 그러하듯 성인은 당대 여러 학파를 기웃거렸다. 스토아 학파와 소요 학파, 피타고라스 학파와 플라톤 학파를 두루 거치며 배우던 성인은 어느 날 카이사리아의 해변을 거닐다가 한 노인을 만남으로써 비로소 충만하고 참된 지혜이신 그리스도와 상봉하게 된다. 노인은 성인이 마지막으로 심취해 있던 플라톤 철학이 결코 그의 마음속 갈망을 만족시켜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면서 성서의 예언자들을 길잡이로 삼으라고 권고한다. 왜냐하면 이들이야말로 누구를 높이 보거나 두려워함도 없이, 그리고 영광을 얻으려는 욕구에서도 자유로이, 진리를 보고 선포할 수 있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성인은 노인의 말을 곰곰히 되씹으면서 이 철학이야말로 참되고 유익하며 유일한 철학이라고 깨달았다. 130년경 에페소에서 세례를 받은 후 그리스도교를 열렬히 전파하고 옹호하는 생활을 하면서도, 성인은 스스로를 '참된 철학'인 그리스도의 복음을 가르치는 '철학자'로 생각한 나머지 당대의 철학자들이나 순회 교사들이 착용하던 망토를 걸치고 다녔다. 성인은 생애의 절반을 로마에 머물면서 자신의 집에 교리 학교를 세웠으며 그리스도교 교사요 집필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던 중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치하에서 로마의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라는 황제의 명령을 어긴 죄로 로마 집정관 유니우스 루스티쿠스에게 고발되어 A.D. 165년에 여섯 명의 동료와 함께 참수형으로 순교했다. 성인은 다작의 저술가였지만 우리에게 전해 오는 작품은 '트리폰과의 대화'와 두 권의 호교서(제1호교론과 제2호교론)뿐이다. 성인의 축일은 6월 1일이며 이 날 전세계의 모든 교회가 미사중에 성인을 기념하고 있다.
- 내가 사랑한 교부들(한국교부학연구회 著, 분도출판사, 2006), 교부와 교회(배승록 著, 대전가톨릭대학교 출판부, 2005) -

(스토아 학파와 소요 학파, 피타고라스 학파와 플라톤 학파를 두루 거치며 배우던 성인은 어느 날 카이사리아의 해변을 거닐다가 한 노인을 만남으로써 비로소 충만하고 참된 지혜이신 그리스도와 상봉하게 된다.)
그분은 이 모든 것과, 여기에서 다 이야기할 수 없는 다른 것들도 들려주고 나서는 나에게 이것들에 대해 숙고해 보라고 권하면서 떠나갔다. 그 후 나는 그분을 더 이상 뵙지 못했다. 그런데 내 영혼 안에 갑자기 섬광이 일어났고, 나는 예언자들 그리고 그리스도의 친구들에 대해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그분의 말씀을 마음속으로 곰곰이 되새기면서 이 철학이야말로 참되고 유익한 유일한 철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철학자가 된 과정과 이유이다. 나는 모든 이가 나와 같은 체험을 하여 구세주의 가르침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말기를 바란다.
- 트리폰과의 대화 8. : 교부와 교회(배승록 著, 대전가톨릭대학교 출판부, 2005) 232. -
  ※ 트리폰과의 대화
     성인은 A.D. 132년~135년 사이에 에페소에서 유다인 트리폰과 종교에 관한 토론을 가졌으며, 이를 토대로 A.D. 155년에 이 책을 저술하였다.

플라톤 학파의 제자였을 때 나 자신이 그리스도인들을 비난했었는데,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에 직면하여서도 용감한 그들을 보면서 나는 그들이 악이나 탐욕 가운데 살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 제2호교론 12. : 교부와 교회(배승록 著, 대전가톨릭대학교 출판부, 2005) 233. -

(제1호교론의 1~20장은 전체 세 부분 중 1부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근거 없는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사실을 잘 조사하여 그들이 당하고 있는 억울함을 없애줄 것을 안토니우스 황제에게 간청하는 내용이다. 성인은 황제에게 직접 쓴, 전체 68장으로 되어있는 방대한 제1호교론을 아래와 같이 시작하고 있다.)
원로원과 로마의 모든 시민들로부터 부당하게 미움을 받고 박해 당하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인 프리스쿠스의 아들인 유스티누스는 이들 모두를 위하여 안토니우스 피우스 황제와 철학자이며 가장 훌륭한 그의 아들(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게 우리의 요구와 주장을 이렇게 전하는 바입니다.
- 제1호교론 1. : 교부와 교회(배승록 著, 대전가톨릭대학교 출판부, 2005) 234. -

그리스도께서는 150년 전에 귀리노 총독 치하에 있을 때에 태어나셨습니다.
- 제1호교론 46. : 교부와 교회(배승록 著, 대전가톨릭대학교 출판부, 2005) 234. -

67. 이후 우리는 서로 이것들을 항상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유한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며, 우리는 늘 함께 지냅니다. 우리는 우리가 누리는 모든 은혜를 두고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을 통해서 만물의 창조주를 기립니다. 태양에 따라 이름을 붙인 날(일요일)에 도시들이나 바깥 여러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 공동체 모임을 가집니다. 우선,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사도들의 회고록들과 예언자들의 책들을 읽습니다. 독서가 끝나면 장상은 말로 훈계하고 이러한 훌륭한 행위들을 본받을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함께 일어서서 우리의 기도를 바칩니다. 기도가 끝나면, 위에서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빵과 포도주와 물이 봉헌되며 장상은 정성을 다하여 기도와 감사를 드리고 백성은 "아멘." 하면서 동의를 표합니다. 성찬의 음식은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지고 부제들은 그것을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날라다 줍니다. 부유한 사람들과 원하는 사람들은 각자 원하는 대로 그들이 내놓고 싶은 그들 자신의 소유물을 바치고, 장상은 모인 것을 맡아 고아들, 과부들, 병 또는 다른 이유로 가난한 사람들, 묶인 이들과 다른 지방 출신의 나그네들을 도와줍니다. 한마디로 그는 궁핍한 사람들을 모두 보살펴 줍니다. 우리 모두는 일요일에 공동체 모임을 가집니다. 그 까닭인즉, 일요일은 하느님께서 어두움과 물질을 변화시켜 세상을 창조하신 첫날이기 때문이요, 아울러 우리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은 이들로부터 같은 날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즉, 유다인들은 토요일 전날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았으며, 그분은 토요일 다음 날, 즉 일요일에 당신의 사도들과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으며, 우리가 여러분에게 숙고하도록 전해 준 것을 그들에게 가르치셨습니다.
- 제1호교론 67,1-7. : 예수의 최후 만찬과 초대 교회의 성만찬(유충희 옮김, 우리신학연구소, 1999) 152-158. -

(하느님의 초월성을 강조하고 하느님은 로고스의 중재를 통하지 않고서는 세상과 교류하지 않으시고, 그분의 매체를 통하지 않고서는 당신 자신을 계시하지 않으신다는 '로고스 그리스도론' 신학을 전개하며)
형언할 수 없는 아버지, 모든 것의 주님께서 어느 곳으로 가시거나 산책하시거나 어느 곳에서 주무시거나 일어나시지 않고, 어느 곳이든지 간에 당신 자리에 계신다. 그분의 시선은 꿰뚫어 보시고, 그분의 귀도 환히 들으시는데, 눈과 귀로써가 아니라 표현할 수 없는 능력으로써 그렇게 하신다. 그분은 모든 이를 살피시고 아시며, 우리 중에 아무도 그분에게서 피하지 못한다. 그분은 움직이지 않으시고, 어떤 장소도 아니 세상 전체라도 그분을 담아둘 수 없으니, 그분은 세상이 창조되기 전에도 계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런 하느님이 어떤 사람에게 말하거나 나타나실 수 없다. (이스라엘)백성이 시나이 산에서 그분 사자의 영광을 볼 수 없었는데, 하물며 세상의 아주 작은 구석에서 모습을 드러내시겠는가?
- 트리폰과의 대화 127,2,3. : 교부와 교회(배승록 著, 대전가톨릭대학교 출판부, 2005) 239. -
  ※ 트리폰과의 대화
     성인은 A.D. 132년~135년 사이에 에페소에서 유다인 트리폰과 종교에 관한 토론을 가졌으며, 이를 토대로 A.D. 155년에 이 책을 저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