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사리아의 주교 聖 大 바실리우스 (A.D. 330~379, Basilius Magnus Caesariensis, Basil the Great of Caesarea) : 교회학자, 동방 4大교부


: 카파도키아 세 교부 가운데 한 사람으로 니사의 주교 聖 그레고리우스의 형이고, 나지안주스의 주교 聖 그레고리우스의 벗이다. 330년경 부유하고 열심한 귀족 가문의 장남으로 태어난 성인은, 고향 카이사리아에서 공부하며 나지안주스의 주교 聖 그레고리우스를 만나 평생지기의 우정을 맺게 된다. 뒤이어 콘스탄티노플과 아테네에서 당대 최고의 교육 과정을 마친 성인은 카이사리아에 돌아와 수사학 교사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명성에 취해 있던 그를 일깨워 준 사람은 누이 마크리나였다. 그리하여 세례를 받은 그는 수행자의 생활로 접어들어 이집트와 팔레스티나 그리고 메소포타미아의 사막을 전전하며 수도승들에게서 가르침을 받았다. 이 시기에 교회는 신자 대중과 성직 계층의 신앙이 전반적으로 해이해지고, 수도승 운동은 극단적 엄격주의와 영적 엘리트주의로 치닫고 있던 시절이었다. 이 위태로운 상황의 원인이 바로 하느님 말씀에 대한 복종의 결핍에 있음을 꿰뚫어 본 것은 성인만의 혜안이었다. 그리스도인의 모든 말과 행실은 성서에서 토대와 길잡이를 얻어야 한다는 것, 성서야말로 수도자들을 포함해 모든 신자들을 위한 유일한 '규칙'이라고 본 '성서중심주의'는 성인이 가진 사상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세례받은 신자들이면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를 막론하고 모두 다 거룩하고 충만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도록 유일한 부르심을 받았다는 확신으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독신이라는 요소를 제외하면 수도자라고 해서 다른 신자들과 원천적으로 그 신분이 구분되지 않는다.
성인이 저술한 '성령론'은 신학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성령의 신성을 확언하는데 그치지 않고, 성령께서 신앙과 전례 그리고 교회의 일상생활을 통해 어떻게 활동하시는지를 뛰어나게 묘사하고 있다.
아리우스주의에 동조하지 않으면 재산을 압류하고 유배를 보내겠다는 발렌스 황제의 위협에 성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에게 재산 차압이 무슨 해가 되겠는가. 유배가 뭔지도 나는 모르니, 내가 어느 한 지역에 묶여있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실 온 세상은 하느님께 속해 있고, 나는 바로 이 세상에 거하는 사람이다."
성인은 동방 4大교부 중 한 분이며, 교회사 이천년간 가장 탁월한 학문적 업적을 이룩한 성인에게만 부여하는 '교회학자' 칭호를 받은 교부이다. 성인의 축일은 1월 2일이며 이 날 전세계의 모든 교회가 미사중에 성인을 기념하고 있다.
- 내가 사랑한 교부들(한국교부학연구회 著, 분도출판사, 2006) -

누가 성령의 부르심을 들은 후에 마음을 드높여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로 자기 생각을 들어 높이지 않겠습니까? 성령은 성부께로부터 나오신 하느님의 영, 진리의 영이라 불립니다. 그분의 합당하고 특유한 이름은 위로의 영, 근원이 되시는 영, 즉 성령이십니다.
성화를 추구하는 이들은 그분께로 향합니다. 거룩하게 사는 이들은 그분을 추구합니다. 그분은 당신 입김으로 그들에게 생기를 주시고 그들이 삶의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을 주십니다. 그분은 거룩함의 근원이시고 우리 이해의 빛이십니다. 그분은 모든 사람이 진리를 발견하도록 빛을 비추어 주십니다.
비록 본성상 우리가 가까이 갈 수 없는 분이지만 그 인자하심으로 인간은 그분을 자기 안에 모셔 들일 수 있습니다. 그분은 모든 것을 당신의 힘으로 채우셔도 마음이 준비된 이들에게만 당신을 나누어 주십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똑같은 정도로 나누어 갖지 못하고 그분은 사람의 신앙에 비례하여 당신의 힘을 분배하십니다.
성령은 본질상 단순하지만 베푸시는 은총의 선물은 다양합니다. 그분은 각자 안에 완전히 현존하시며, 또 모든 것 안에 완전히 현존하십니다. 모든 이에게 자신을 나누어 주시지만 나누임이 없으십니다. 이는 태양 광선이 온 땅과 바다를 두루 비추면서 대기와 섞여 퍼지지만, 그 광선을 누리는 한 피조물 편에서 볼 때는 마치 그 즐거움이 온통 자기만 누리는 것인 양 느껴지는 것과 유사합니다.
이와 같이 성령께서도 당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각 개인에게 마치 그 개인에게만 있는 것처럼 현존하시지만, 모든 이에게 충분하고 완전한 은총을 나누어 주십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분이 줄 수 있는 것을 다 받는 것이 아니고 각 피조물이 받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은혜를 받아 누립니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마음은 드높여지고, 약한 자는 그분을 통하여 인도되며, 거룩하게 사는 사람은 그분을 통하여 완덕에 이릅니다. 그분은 죄에서 벗어난 이들은 비추어 주시고 당신과의 일치를 통해 그들을 영적인 사람들로 만들어 주십니다. 투명체가 태양의 빛을 받아 빛나고 새로운 빛을 다른 것에게 전해 주는 것처럼, 성령을 받은 사람들은 성령의 조명을 받아 영적으로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은총을 발산합니다.
우리는 성령을 받아서 미래를 예견할 수 있게 되고 신비를 파악하게 되어 감추인 것들을 이해하게 됩니다. 또한 영적 축복을 받아 천상의 것에 우리 생각을 고정시킬 수 있게 되며 천사와 더불어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의 기쁨은 끝이 없고 신적 생명을 계속 누려 또한 하느님을 닮게 됩니다. 무엇보다 가장 고귀한 것은 성령으로 말미암아 우리 자신이 하느님처럼 되는 것입니다.
- 성령론 9,22-23. : 성무일도 제2권(한국천주교주교회의) 922-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