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사의 주교 聖 그레고리우스 (A.D. 335~394, Gregorius Nyssenus,Gregory of Nyssa) : 동방교부



: 카파도키아 세 교부 가운데 한 사람으로, 교회사에서 니사의 주교 聖 그레고리우스 집안만큼 뛰어난 가문은 그리 많지 않다. 조부모가 고백자(Confessor)인 데다, 할아버지는 순교자였다. 할머니 마크리나 1세는 오리게네스의 학생이자 네오카이사리아의 주교인 그 유명한 기적가 그레고리우스의 제자였다. 성인의 아버지는 폰투스 출신으로 네오카이사리아에서 수사학자로 활동했다. 어머니 엠멜리아 역시 카파도키아 출신으로 동생이 주교였다. 성인에게는 모두 아홉 남매가 있었는데, 누이 마크리나와, 형 聖 大 바실리우스 그리고 성인이 셋째이며, 페트루스가 막내다. 아버지가 죽은 뒤 성인의 가족은 네오카이사리아 근처에 있는 안네시의 농장으로 집을 옮겼다. 장녀 마크리나는 그곳에 수도 공동체를 조직했다. 이렇듯 할머니 老 마크리나, 엠멜리아, 少 마크리나, 大 바실리우스, 성인, 페트루스가 모두 성인으로 공경받을 정도로, 성인은 훌륭한 가정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성인은 영향력 있는 교회 정치가, 실제적인 교의 문제를 해결한 신학자, 존경받는 연설가, 설교가, 성서 주석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더욱이 聖 大 바실리우스의 작품들도 더 높은 철학적 단계로 끌어올렸다. 뛰어난 독창성을 지닌 철학적 신학자로 성부,성자,성령의 일치에서 동일 본질을 내세운 것으로 유명하며 '교리교육'의 저자이다. 성인의 축일은 3월 9일이며 이 날 전세계의 모든 교회가 미사중에 성인을 기념하고 있다.
- 내가 사랑한 교부들(한국교부학연구회 著, 분도출판사, 교부들의 성경 주해(Arthur A. Just Jr. 엮음, THOMAS C. ODEN 책임 편집, 한국교부학회 이현주 옮김, 분도출판사, 2011) 193. -


육신의 건강은 인간생활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참으로 행복한 사람은 어떻게 건강을 얻을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이 아니고 실제로 건강하게 사는 사람입니다. 누가 건강의 가치에 대해 훌륭히 말하면서 병을 유발시키는 해로운 음식을 먹는다면 병으로 고통받는 그에게 건강에 관한 훌륭한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지금 설명하고 있는 것도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행복한 사람이란 하느님에 대해 무언가 아는 사람이 아니고 하느님을 자신 안에 모시는 사람이라고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다." 내 생각으로 이 성서 말씀은 영혼의 눈이 깨끗해진 사람에게 하느님께서 당신을 직접 보여 주신다는 뜻이 아니라고 봅니다. 놀라운 이 말씀은 주께서 성서 다른 곳에서 "하느님의 나라는 바로 너희 안에 있다."고 말씀하실 때 좀 더 명백히 표현하시는 바를 뜻한다고 봅니다. 즉, 모든 피조물에 대한 불의한 애착심에서 벗어난 사람은 이렇게 된 자기 마음의 아름다움에서 하느님 본성의 모상을 보게 된다는 뜻입니다.
앞의 짧은 말씀에서 주님은 다음과 같은 충고의 말씀을 하고 계시다고 봅니다. "너희 인간 존재 안에는 참으로 선한 것을 보고 싶어 하는 갈망이 있다. 그런데 너희가 하느님의 엄위는 하늘 위에 드높이 있어 그 영광은 표현할 수 없으며 그 아름다움은 말로 다 할 수 없고 그 본성은 파악할 수도 볼 수도 없다는 말을 들을 때, 너희가 갈망하는 것을 직관하지 못한다고해서 실망하지 마라. 열심하고 올바른 생활로써 마음에 붙어 있는 더러움을 씻어 버린다면 너희 안에 하느님의 아름다움이 빛날 것이다." 쇠붙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숫돌로 녹을 다 벗겨 내면 조금 전에 시커멓던 것은 빛나고 태양 빛을 받아 반짝일 것입니다. 이처럼 주님이 마음이라고 부르시는 내적 인간의 축축한 부패가 그 안에 나타나게 한 녹 같은 때를 닦아 없애 버린다면 그 내적 인간은 다시 원형과의 유사성을 되찾고 선하게 될 것입니다. 선 자체와 같이 되는 것은 틀림없이 선한 것입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자신을 볼 때에 그는 자신이 갈망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순수성을 볼 때 자기 안의 모상을 통하여 원형을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입니다. 예를 들면 거울을 통하여 태양을 보는 사람은 하늘 자체를 직접 보지 못하지만 태양을 직접 보는 사람 못지 않게 그 태양을 보는 것입니다. 이처럼 여러분도 여러분의 힘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그 빛을 볼 수 없지만 원래 지니고 있는 그 모상의 아름다움과 은총으로 되돌아간다면 여러분 안에서 찾고 있는 것을 갖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완전히 순수하시고 죄악과 욕정이 없으시며 온갖 악에서 멀리 떨어져 계십니다. 이 모든 것이 여러분 안에 있으면 하느님은 틀림없이 여러분 안에 계십니다. 따라서 여러분의 영혼이 온갖 죄악에서 깨끗해지고 온갖 욕정에서 해방되어 모든 악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여러분의 시야가 밝아져 정밀한 눈을 갖게 되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 되어, 마음이 깨끗하지 않은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여러분은 깨끗해졌기에 보게 됩니다. 물질에 대한 애착심이 불러일으킨 어둠은 여러분 영혼의 눈에서 제거되어 여러분의 마음은 깨끗한 하늘에서 빛나는 영상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마음이 보게 되는 그 영상이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거룩함과 깨끗함과 단순함이고, 하느님을 보여 주는 그분 본성의 찬란한 광채들입니다.
- 참된 행복 설교 6. : 성무일도 제3권(한국천주교주교회의) 414-416. -